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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25년 개정판, 그 환상의 세계를 열다

by yespen38 2025. 4. 18.

1865년,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은 어린 소녀 앨리스가 겪는 기묘하고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로부터 160년이 흐른 지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고전이자 상상력의 결정체로 남아 있습니다. 2025년 개정판은 최신 번역과 현대적인 감각의 일러스트로 이 고전을 새롭게 되살려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이 기이한 동화 속 세계가 어떤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차근차근 소개해보려 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25년 개정판, 그 환상의 세계를 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25년 개정판, 그 환상의 세계를 열다

이야기의 시작: 토끼 굴을 따라 내려가다

이야기는 평범한 날, 앨리스가 언니와 함께 강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 평온한 순간은 시계를 들고 옷을 입은 흰 토끼가 급히 뛰어가는 장면으로 깨지죠. 호기심 많은 앨리스는 토끼를 따라 굴 속으로 들어가고, 그 순간부터 그녀는 ‘이상한 나라’라 불리는 전혀 다른 세계로 떨어지게 됩니다.

이 세계는 우리가 아는 현실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크기가 마음대로 변하는 마법의 음료수와 과자, 말하는 동물들, 시간을 마음대로 다루는 모자장수, 생명력 넘치는 트럼프 카드 병정들까지—이야기는 기존 동화나 논리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오직 상상력과 언어유희로 구성된 ‘비논리의 논리’ 세계를 보여줍니다.

 

등장인물: 상상력으로 빚어진 기묘한 캐릭터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그야말로 독창적인 캐릭터들입니다. 각 인물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앨리스의 여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그녀의 사고방식과 태도를 흔들어놓습니다.

흰 토끼(White Rabbit): 이 모든 모험의 시작을 이끄는 존재. 늘 시간에 쫓기며 허둥대는 모습은 당시 산업화 사회의 시간 강박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체셔 고양이(Cheshire Cat): 이상한 나라의 철학자 같은 존재로, 앨리스에게 길을 제시하지만 언제나 애매모호한 답을 줍니다. 특유의 “모든 미친 자는 여기에 있다”는 말은 이 세계의 논리를 압축하죠.

모자장수(The Mad Hatter): 끝없는 다과회를 반복하며 ‘시간’이라는 개념을 비틀어 보여주는 인물.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간의 상대성과 주관성에 대한 통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하트 여왕(Queen of Hearts): “목을 쳐라!”라는 명령으로 대표되는 폭군 여왕. 무질서하고 비합리적인 권력을 상징합니다.

이 외에도 도도새, 공작 부인, 쌍둥이 트위들덤과 트위들디(※개정판에서는 일부 『거울 나라의 앨리스』와 연계된 캐릭터도 포함) 등,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행동과 언어를 구사하는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앨리스 앞에 나타나죠.

 

언어유희와 논리의 해체: 철학적 동화의 진면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단순한 유아 동화가 아닙니다. 루이스 캐럴은 수학자이자 논리학자로, 이 이야기를 통해 현실 세계의 언어와 논리체계를 뒤집어버립니다.

이야기 속에는 말장난, 수수께끼, 중의어, 논리의 오류 등 다양한 장치들이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앨리스는 모자장수와 “왜 까마귀는 글쓰는 책상과 닮았을까?”라는 질문을 주고받는데, 이 질문엔 실제로 명확한 답이 없으며, 말장난 자체가 목적이죠. 이는 고정된 사고에 대한 도전, 절대적인 의미에 대한 회의를 표현한 장면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앨리스가 겪는 크기 변화, 공간의 전복, 시간의 멈춤은 모두 논리적 세계를 부정하고, 직관과 상상력의 자유를 극대화한 표현입니다. 어린 독자에게는 재미있는 판타지로, 성인 독자에게는 철학적 질문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025년 개정판의 특징: 현대 감각의 재해석

2025년 개정판은 원작의 텍스트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현대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번역과 해석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기존 번역에서는 놓치기 쉬운 언어유희나 문화적 맥락을 새롭게 풀어내고, 각 장의 말장난이나 시를 원문과 비교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또한, 이번 판에서는 새롭게 제작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끕니다. 디지털 아트와 수작업 드로잉을 결합한 이 이미지들은 고전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인 감성을 절묘하게 융합해,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인 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부록에는 작가 루이스 캐럴의 생애와 창작 배경, 캐릭터 설정에 관한 해설도 수록되어 있어, 단순한 동화를 넘어 문학적 자료로서도 가치를 지닙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을수록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2025년 개정판은 바로 그런 점에서 의미 있는 출간이라 할 수 있죠.

이 책은 단지 환상 속의 모험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나’라는 존재,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익숙한 것에 대한 낯선 질문을 계속해서 던집니다.

현실이 너무 진지하고 딱딱하게 느껴진다면, 지금 이 순간, 앨리스와 함께 토끼 굴로 떨어져 보시는 건 어떨까요?